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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파운드리·메모리, 반도체 회사는 무엇이 다를까요?

5일 전
3분 분량


엔비디아,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산업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기업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어떤 기업은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며,

어떤 기업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담당합니다.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역할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반도체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회사가 참여합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먼저 어떤 기능을 수행할지 결정하고 회로를 설계해야 합니다.

설계가 끝나면 실제 웨이퍼 위에 회로를 만들어야 하고,

완성된 칩을 잘라 패키지에 넣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검사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기업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반도체가 복잡해지고 공정에 필요한 투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산업은 점점 전문화되었습니다.

회로 설계에 집중하는 기업,

생산에 집중하는 기업,

설계와 생산을 모두 수행하는 기업,

반도체 제조 장비나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 등으로 역할이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의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기업이 혼자 제품을 만드는 구조라기보다 여러 전문 기업이 연결된 거대한 생태계에 가깝습니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설계’합니다

먼저 팹리스(Fabless) 기업이 있습니다.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 공장인 ‘Fab’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에 집중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AI 연산용 GPU를 설계하는 기업이 팹리스 구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팹리스 기업은 어떤 기능을 가진 반도체를 만들지 결정하고,

칩의 구조와 회로를 설계한 뒤,

실제 생산은 반도체 제조 전문 기업에 맡깁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거대한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유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계 경쟁력에 집중하고 싶은 기업에게는 팹리스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팹리스 기업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AI에 필요한 새로운 연산 구조와 가속기를 빠르게 설계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운드리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합니다

팹리스 기업이 설계를 담당한다면 실제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 필요합니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파운드리(Foundry)입니다.

파운드리는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사업입니다.

팹리스 기업이 설계도를 만들면 파운드리 기업은 그 설계도를 바탕으로 웨이퍼 위에 실제 반도체를 만들어냅니다.

쉽게 비유하면 팹리스가 제품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라면 파운드리는 설계도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는 전문 공장에 가깝습니다.

다만 반도체 생산은 단순한 조립이 아닙니다.

회로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수많은 정밀 공정이 필요하고,

공정 기술에 따라 칩의 성능과 전력 효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는 설계 기술만큼이나 얼마나 미세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IDM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담당합니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모두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이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반도체의 설계부터 제조까지 통합해서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IDM은 제품 설계와 생산 공정을 하나의 기업 안에서 함께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품 특성에 맞춰 제조 공정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 시설에 지속적으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첨단 반도체 공장은 한 번 건설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작은 회로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장비와 공정 기술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됩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유지하고,

일부 기업은 생산을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는 등 각자의 전략을 선택합니다.


메모리 기업은 조금 다른 시장에서 경쟁합니다

반도체 산업을 구분할 때 또 하나 자주 등장하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DRAM과 NAND Flash가 있습니다.

DRAM은 컴퓨터가 작업하는 동안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불러오는 데 사용되고,

NAND는 SSD나 스마트폰 저장공간처럼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 사용됩니다.

최근 AI 시장에서는 특히 HBM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HBM 역시 DRAM을 기반으로 하지만 여러 개의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메모리 기업들은 이런 메모리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기 때문에 단순히 팹리스나 파운드리라는 구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반도체 시장 안에서도 제품 종류와 비즈니스 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도 역할이 다릅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나누어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면,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를 계산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CPU와 GPU,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각종 AI 가속기 등이 시스템 반도체에 포함됩니다.

AI 시대에는 이 두 종류가 함께 중요합니다.

GPU와 AI 가속기가 복잡한 연산을 담당하고,

HBM과 같은 메모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AI 시스템은 연산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가 서로 연결되어야 제대로 작동합니다.


하나의 AI 칩 뒤에는 여러 기업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AI용 반도체 하나가 완성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반도체 산업 구조가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먼저 팹리스 기업이 AI 연산에 필요한 칩을 설계합니다.

파운드리 기업은 그 설계에 맞춰 실제 반도체를 생산합니다.

메모리 기업은 GPU와 함께 사용할 HBM을 공급합니다.

이후 여러 칩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연결하는 패키징 과정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반도체 생산 장비,

웨이퍼,

소재,

설계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까지 참여합니다.

결국 우리가 하나의 ‘AI 반도체’라고 부르는 제품 뒤에는 수많은 기업과 기술이 연결된 공급망이 존재합니다.


반도체 산업은 ‘누가 더 좋은 칩을 만드는가’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반도체 뉴스를 볼 때 기업 이름만 보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기업이 산업 안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면 훨씬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팹리스는 설계,

파운드리는 생산,

IDM은 설계와 생산,

메모리 기업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쟁합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동시에 협력합니다.

좋은 AI 칩을 설계하더라도 생산할 파운드리가 필요하고,

강력한 GPU가 있어도 데이터를 공급할 메모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한 기업의 기술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설계와 제조,

메모리와 패키징,

장비와 소재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되는지가 함께 중요합니다.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는 첫 번째 방법은 기업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이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구분해서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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